해준과 서래의 첫 만남부터 헤어질 결심까지
두 사람의 만남은 서래(탕웨이)의 남편이 산 정상에서 떨어져 죽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담당 형사와 사망자의 아내로 마주하면서 시작된다. 자연스럽게 경찰은 남편의 죽음 앞에서 태연하고 담담한 서래를 용의 선상에 올리게 된다.
담당형사인 해준(박해일)은 용의자인 서래를 신문하고 잠복수사를 하면서 점점 서래를 알아가게 되고 자연스럽게 서래에 대한 관심과 마음이 커져간다.
어느덧 해준과 서래는 용의자와 담당형사가 아닌 남자와 여자로 가까워지게 된다. 해준은 아내에게 거짓말을 하고 서래를 만나고, 일반인에게 공개하면 안 되는 수사 기록까지 공유하는 등 공과사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사랑에 빠져버린다.
서래 역시 그에 대한 마음은 점차 진심으로 변해버린다. 유부남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불면증에 시달리던 해준은 서래 옆에서 숙면을 취하게 되면서 두 사람은 점차 가까워진다.
결국 서래가 남편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해준은 서래와 헤어질 결심을 하고 서래를 떠나게 된다.
그리고 해준이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면서 평화로운 행복을 누리고 있는 중 해준과 서래는 그곳에서 우연히 다시 마주하게 된다. 그러던 중 새로운 사건이 터지고 그 사건 역시 또 서래와 엮여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해준은 쉽사리 서래에 대한 의심을 놓지 못하게 되고 해준은 끊임없이 마음속 서래와 진실 속 서래 사이에서 갈등하고 괴로워한다.
괴로워하는 해준을 보며 서래 역시 힘들어하게 되는데 해준을 너무 사랑한 서래는 결국 해준과의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된다.
박해일과 탕웨이의 매력적인 조합
언뜻 떠올려 보면 잘 어울리지 않는 배우 박해일과 탕웨이가 헤어질 결심에서 만났다. 처음 두 사람의 이름을 들었을 때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조합이었기에 더욱 기대가 되었다. 전혀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어서인지 훨씬 더 매력적인 조합으로 다가왔고 정말 집중해서 관람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탕웨이는 <색, 계>와 <만추>로 이미 깊이 있는 감정으로 멜로를 보여준 바 있기에 그녀의 멜로 연기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박해일의 멜로 연기는 거의 본 적이 없어서 그의 멜로연기에 더욱더 빠져들어 볼 수 있었다. 마치 40대의 농익은 멜로연기에 취해버릴 것 같았다.
쉽게 연상되지 않는 두 배우의 환상적인 만남이 이 영화를 더욱 매력적이고 빛나게 만들었던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영화 속 명대사
영화 <헤어질 결심>은 멜로드라마답게 깊고 진한 여운이 남는 명대사가 차고 넘친다.
"산에 가서 안 오면 걱정했어요, 마침내 죽을까 봐" "우는구나, 마침내"
두 대사 모두 상황에 맞지 않고 약간 어색한 표현인 "마침내"는 이 영화에서 허를 찌르는 단어이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매우 의미심장한 단어이다.
"그 친절한 형사의 심장을 가져다주세요"
서래(탕웨이)가 남편이 산에서 떨어져 죽은 변사 사건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해준(박해일)을 만나고 돌아와 혼자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며 하는 말이다. 이미 첫 만남에서 서래도 해준의 친절함에 반해버린 듯하다.
"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
남편의 죽음 앞에서 덤덤한 서래를 의심하는 동료형사에게 해준이 전하는 말이다. 해준이 서래를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있어 깊은 여운이 느껴진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된다.
"완전 붕괴됐어요"
서래의 범행사실을 알게 되고 해준이 서래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하는 말이다. '붕괴'라는 단어에서 해준이 서래를 얼마나 사랑했고 그만큼 실망이 컸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단어의 뜻을 찾아보고 서래는 뒤늦게 가슴 아파한다.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사랑이 끝났고, 당신의 사랑이 끝나는 순간 내 사랑이 시작됐죠"
해준을 향한 서래의 절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대사이다. 그녀의 사랑이 너무 간절하고 안타까워 마음이 아프다.
"나는 당신의 미결 사건이 되고 싶어요"
서래가 해준과 헤어질 결심을 하고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남기는 대사이다. 매일밤 잠들지 못하고 미결사건을 들여다보는 해준이다. 해준의 미결사건으로 남아 매일매일 해준의 옆에 남고 싶은 서래의 심정이 드러나 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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