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가족의 탄생
영화의 시작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늦은 밤 미혼모 문소영(이지은)이 아기를 안고 어느 교회에 설치되어 있는 베이비박스 앞으로 걸어가면서 시작된다. 미혼모 소영은 자신의 아이 우성을 베비비박스 안이 아니라 베비비박스 앞 바닥에 내려놓고 떠난다. 이때 교회 근처에서 형사 수진(배두나)과 후배 형사인 이형사(이주영)가 차 안에 숨어 이를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수진은 차에서 내려 바닥에 버려진 아기 우성을 베이비 박스 안에 넣어준다.
곧이어 교회 사무실 안에서는 목사 가운을 입은 상현(송강호)과 아르바이트생 동수(강동원)가 베이비박스에 있던 아기를 데려와 쪽지를 발견한다. 쪽지에는 꼭 데리러 오겠다는 말이 적혀 있었지만 부모의 연락처는 적혀있지 않다. 상현은 동수에게 베이비박스의 cctv 기록을 지우게 하고 아이를 어디론가 빼돌린다.
사실 상현은 목사가 아니라 세탁소를 운영하며 늘 빚에 시달리고 있는 불법 아동 입양 중개인이었다. 동수와 함께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를 몰래 데리고 와 불법 입양을 원하는 사람을 찾아 아이를 파는 일을 했던 것이다. 이를 수진과 이형사가 수개월간 잠복근무를 하며 추적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음날 미혼모 소영이 교회로 아이를 데리러 찾아오게 된다. 하지만 상현과 동수가 아기를 빼돌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는 교회 관계자들은 베이비박스 안에 아기는 없었다고 한다. 이를 아르바이트생 동수가 보고 소영을 상현의 세탁소로 데리고 온다. 상현의 세탁소에 우성은 잘 있었고 상현과 동수는 소영에게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설명하고 아이를 팔고 받은 사례금을 함께 나누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소영은 상현의 제안에 동의하고 상현과 동수와 함께 입양 부모를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난다. 그리고 이를 수진과 이형사가 현장을 잡기 위해 미행한다.
반면 바다가 보이는 호텔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한 남자가 사망해 있다. 이를 조사하러 나온 경찰은 그 자리에 여자 일행이 있었던걸 금세 알게 되고 곧 살인사건의 조사를 시작한다.
이들의 이 황당하고 특별한 동행에서 서로는 서로에게 각자의 아픔을 나누고 공감하고 위로하며 끝내 새로운 가족이 되어주게 된다.
과연 소영은 상현과 동수와 함께 입양부모를 만나러 떠난 여정에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겪게 될까, 그리고 호텔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은 이들과 어떻게 맞닿아 있을까, 이들을 쫒고 있는 수진과 이형사는 이들을 현행범으로 체포에 성공할 것인가, 그리고 이들은 어떻게 서로에게 특별한 가족이 되어 줄 수 있을까.
등장인물 소개
상현 (송강호)
불법 입양 중개인인 상현은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늘 빚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소영에게 불법 중개인은 선의로 하는 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동수(강동원)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교회에서 일하면서 상현의 불법중개인 파트너인 인물이다. 동수도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경험이 있다. 꼭 데리러 오겠다는 어머니의 편지를 굳게 믿었지만 결국 끝까지 어머니는 오지 않았다.
소영(이지은)
아기를 버리고 갔다가 하루 만에 다시 찾으러 왔지만 버리간 이유도 다시 돌아온 이유도 알 수 없는 미혼모 엄마이다. 그녀는 정말 아기를 버린 것도 모자라 중개인들과 함께 아이를 팔러 다니는 매정한 엄마일까.
수진(배두나)
불법 입양 중개인들을 집요하고 끈질기게 뒤쫓는 형사이다. 제발 버릴 거면 낳지 말라는 말을 외치며 그들을 경멸하며 끝까지 쫒는다.
이형사(이주영)
수진과 함께 불법 입양 중개인들을 쫒는 후배형사이다. 수진과 함께 하며 수진에게 또는 관객에게 넌지시 중요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영화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이 영화는 전체적인 이야기는 조금은 뻔하고 불편한 내용일 수 있다. 미혼모가 책임지지 못할 아이를 낳아 그 아이는 버려지게 되고 중개인은 그 아이를 아이가 절실한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팔아넘기는 이야기이다. 그저 불건전한 일을 행하는 범죄자들로 보이지만 그들을 통해 진짜 삶의 의미와 우리의 편협한 시각을 꼬집고 있는 것 같았다.
영화 속에서 수진(배두나)이 하는 말인 버릴 거면 낳지 말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보고 있는 도중 소영(이지은)과 수진이 멱살잡이를 하며 싸우는 장면에서 소영이 하는 말은 그야말로 뒤통수를 후들겨 맞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낳고 나서 버리는 것보다 낳기 전에 죽이는 게 죄가 더 가벼워?" (소영)
"아무도 원치 않는데 태어나는 쪽이 아기가 더 불행한 거 아니야? (수진)
"낳기 전에 죽었어야 한다고 너 우성이 앞에서 그렇게 지껄여 봐" (소영)
이 다툼을 이후로 형사 수진도 몹시 괴로워한다. 이 장면은 정말이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때리는 장면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가 비난하고 있는 그들이 아니라 우리가 비난받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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